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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아쓰의 직장생활

권고사직을 당한 여행사 직원, 회유를 당하다?

by 영감탱가만안둬 2020. 9. 10.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가장 중요한 일정중에 하나다.

그래서 출근길에서 부터 오늘은 어떤 점심을 먹어야 이 거지같은 회사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지에 생각을 꽤 오랜시간 하곤한다. 

 

권고사직을 받은 후 부터는 이런 생각이 더 깊어졌다는 사실

같이 짤린 직원들과 메신저로 이런저런 의견을 공유하곤 한다. 

 

마침 전 퇴사자 대리님이 주고 가신 중국집 쿠폰이 50장 넘게 있었는데 사용할 때가 된거 같다. 

화장실을 가는 척 전화를 하러 가본다.

 

이런, 탕수육 서비스는 홀에서는 안되고 배달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회사에서 시켜먹기에는 부장님들 눈이 너무 많다. 

그래서 다른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다.

 

회사에서는 여전히 일이 없다. 이제 관리도 인스타그램만 하고 있다. 

회사 웍스에 저장된 사진을 보정하고, 글을 쓰고 태그를 건다. 

이걸 계속 반복 한다.

망한 회사에서 이렇게 한다고 의미가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제는 부장님들에게 회유를 당하기도 했다. 

실업급여 받고, 좀 쉬다가 다시 여행사가 문을 열게 된다면  꼭 같이 일하자고

부담스러운 두분이 같이 이야기를 하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은 회사도 이전하고, 사람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이 조그만한 여행사가 다시 기적적으로 회생이 될지 말이다.

 

나의 대답은

'네' 

사실 부장들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두가지 밖에 없다. 

'네' '알겠습니다'

 

30분동안 회유를 당하고 나는 자리에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