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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아쓰의 직장생활

여행사 휴직 6개월 후, 나는 권고사직을 당했다.

by 영감탱가만안둬 2020. 9. 8.

 

첫 권고사직을 당했다.
한마디로 망했다.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유급휴가를 들어가게 되었다. 
휴가라고 말하기는 그렇고 오전 9시부터 11시, 오후 14시부터 16시까지 카페 관리나 블로그 관리를 하게 되었다. 
뭐 나중에서는 손을 놓게 되었지만 초반에는 글도 열심히 올렸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지났다. 코로나 바이스러가 잠잠해지다가 다시 터지고, 잠잠해지다가 또 다시 터지는 걸 반복했다.
어느새 6개월이 지나있었다.

 

 

'띵동' 
울리지 않는 업무 핸드폰에서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9월 7일 오전 10시까지 출근하시면 됩니다' 


아 드디어! 내가 출근을 하게 되었구나 싶어서 출근에 필요한 옷도 언니와 함께 고르고, 선크림도 사고 그랬다.
그때는 몰랐었지, 회사가 망한것을 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뚫고 출근을 했다.
오랜만에 타는 1호선은 여전히 냄새났으며, 오래된 소리가 났다.

 


자리에 도착했다. 
6개월전 내가 놓고간 그대로 먼지만 잔뜩 쌓여있었다.
달력은 여전히 3월에 멈춰있었다. 
다른 직원들도 하나 둘씩 출근을 시작 했다.


'안녕하세요' 
모두들 푹 쉬어서 그런지 활기찼다. 나도 그랬었다. 
자리에 앉아서 부장님들과 대표님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부장님이 커피 한잔을 하자고 불렀다. 

부장님이 사준 커피를 들고 대수롭지 않는 인사를 주고 받았다.
'네, 그냥 집에만 있었어요' 
'별일은 없으시죠?'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부장님은 회사 운영이 어려워서 문을 닫을꺼라고 말을 전달했다. 
그말을 듣자마자 드는 생각은 '드디어 우리회사가 망했구나!' 였다.
조그만한 스타트업인 우리 회사, 그동안 잘 버텨왔다. 
부장님은 이따가 대표가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하겠지만, 미리 알고 충격받지 말라고 말씀해주신거라고 했다.

 

이후 대표님도 회사가 폐업하게 되어서 권고사직으로 처리 될 꺼라고 했다.
자리로 돌아와 나는 사람인을 바로 켰다.
여행사 채용공고가 있을리가 만무했다.


엄마에게 메세지를 했다.
'엄마, 회사 망해서 나 권고 사직 당했어, 채용 공고가 있나 봤는데 하나도 없어, 나 이제 뭐먹고 살아?'
엄마는 나에게 '슬퍼?' 라고 물어봤다.


슬프다기 보다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회사와 내가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이렇게 나는 6개월 만에 하는 출근 첫날,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었다.


1년동안 나는 이곳에서 많은일들을 배울 수 있었다.
나열하자면 진짜 끝도 없다.
모바일을 통한 상담, 카페 관리(3개), 블로그 관리, 인스타그램 관리, 업체 관리, 정산 관리, 스토어팜 관리, 부장님 일정관리, 견적서 관리, 확정서 관리 등등 정말 다양한 업무를 맡아왔다.

 

맡은 업무가 많아질 수록 나의 책임은 커져갔고, 회사가 점점 성장하는게 눈으로 보여서 더욱 더 열심히 했다.
뭐 망한 회사인데 아쉬워 하면 어쩌겠냐만은 말이다.

 

앞으로 한달 고용유지기간을 두고 나는 이제 회사와 안녕이다.
수고했다. 진짜